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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라

원아님의 메세지



1.

내 고향은 경북 안동군 풍천면으로

바다가 먼 내륙지방인지라

사방 십리 길 되는 풍산들을 바라보면서

10대의 어린시절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풍산평야도 평야인지라

산골짜기 보다는 훨씬 넓어

이따금씩 들판을 바라보기도 하고

논뚝길을 걸어다니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0대에 김제에가서

호남평야를 보니

풍산평야 보다는 넓게 트였지만

내 맘 속에 도사리고 있는

무한대하게 탁트인 공간을 보고싶은

마음을 흡족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공군 장교 훈련 6개월 받고

만 4년 근무하고

제대한 다음

30대 초반

서울에 있는 모 방위산업체에 입사하여

매주 등산을 하는 등산회에 가입하여

높은 산 꼭대기에 오르면

시야가 탁터진 공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근 10년동안 전국의 산을 올랐으나

나의 답답한 속내를 풀어주는

탁트인 풍경은 한번도 보지 못하다가


2.

30대중반 처음으로 등산에 나선 

설악산 12 선녀탕계곡의

12개의 폭포를

산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오는데

등산화도 신지않고 미끄러지지 않고

내려오느라고

여간 힘들고 고생이 많았습니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긴장하면서 

조심해버티는

와중에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12개의 폭포를 바라보며 느꼈던 것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이 낭떠러지인 절벽으로 흘러

폭포가 되어 떨어지지 않으면

그 물은 골짜기 물에 국한이 되어

강물이 되지도 바다물이 될 수도 없는지라


햇빛을 받아 수증기가 되어 승천을 하여

구름이 되어 떠돌다가

비가 되어 하늘의 먼지를 닦아주고

땅을 깨끗이 하여

식물과 동물과 사람을 살리는

화강수승(火降水昇)이라는

대자연의 순환(循環)작용이 불가능하니


특히나 사람은 낭떠러지에 처하면

한사코 떨어져 죽지않고 살아날려고 

흐름에 거슬려 올라가려고

몸부림치는 것이

인간의 실존적인 모습이라는 점을

크게 깨우치게 되었다는 사실로


죽을 지경에서

굳이 살아날려고 버티기 보다

죽음을 받아들이노라면

오히려 크게 살아난다는 사실에

믿음이 가는 것이었습니다.


내일(1월26일, 토)

봄나라센터에서

창호공사가 있으므로

오늘 사무실 정리하고

원득, 원남, 지정환과

저녁먹고

돈화문 앞  

대나무가 있고

사방이 유리창으로 트여진

커피숍에서

한담을 나누던 중


갑자기 생각이 나서

어제 일처럼

기억이 생생한 사실을

들려주었던 내용입니다.


3.

이번에는 인도양을 일주일간

크루즈(cruise)를 타고 항해하였는대

들판에서도 산꼭대기에서도

답답한 가슴을 풀지 못한 한(限)을

마지막으로 넓고 넓은 바다에서 풀어볼 

기대와 희망을 품고 

일주일 동안 배를 타고

매일 조석으로 갑판에 나와 바라보았으나

끝내 바다가 쪽박 엎어 놓은것 처럼

둥글고 작게 보일 따름이었으므로

어린 시절부터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던 것입니다.


그런 연후에

40이 되어

내가 찾아 헤메던 답답함을 풀어볼 소원을

유교의 사서삼경을 읽어보고

불교의 경전을 읽어보고

도교의 경전을 읽어보고

성경을 읽어보아도


그리고

20세기 인도의 성자들의

책을 읽어보아도

어디에도

마음의 답답함을 풀어볼 길이

보이지 않고 찾아볼 수 없는지라


지니고 있던

각종의 종교및 명상 책 1000권을

두차례에 걸쳐 내다 버린 다음


스스로 나혼자

밖에서 찾지 않고

안에서 찾아보기로

몸돌아봄, 마음 돌아봄 공부로

낮동안 깨어살게 되니

밤에 잠자면서도 환하게

불써넣고 잠자는

달라진 내 모습을  발견한 연후에 


내 눈앞에

테두리가 없고 낱이 없는

무한의 가이없는

하늘이 열린 것을


돌아봄으로

감각의 눈으로

견성을 하니


탁트여

답답하던 증세가 사라져

대자유인이 되었으니


어린 시절의 꿈을

드디어 성취하게 된

후일담으로


세가지 에피소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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