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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라

체험기

기도

지수연 2017.11.23 22:04 조회 수 : 50

언젠가도 기억이 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어렴풋이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정도였던 것 같다.


그것이 어떠한 의미였는지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전혀 모르고 지나쳤다.


요즘 영어시험 준비를 하다보니

어릴 때 본인이 저질렀던 

고약한 짓에 대하여 말해보시오~

라는 질문이 있다.


처음 읽고는 그냥 지나갔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몇살때인지

잘 기억나지않지만


술래잡기를 하다가 

넘어졌는데,

너무 세게 넘어져서 

매우 아팠는데,


내가 넘어져 놓고는

아픔에 대한 탓을 하고 싶어서 

저 멀리서 뒤따라 오는

남자아이한테 

너가 나를 밀어서

넘어졌다고 

거짓말했다.


그 아이는 황당해하고 억울해했는데

그것도 분한데


문제는

집에서 아빠가 다친 무릎을 보고 

어디서 이랬냐 하는 물음에

그 아이가 그랬다고 

나는 거짓말을 또 했고,


결국 내 손을 잡고 

아빠가 그 집에 찾아가

그 집 엄마에게 따지고 


큰 어른 싸움이 일어났고

그 집 엄마가 아이에게 야단을 쳤고

그 아이는 억울해서 아니라고 울고 불고


그렇게 억울해서 울고 불면서

나에게 사실대로 말하라고 

울고 불고 외치는 데도


억울한 아이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모르는 척 

아무 입을 다물고 있었던 거다.


그 후가 이제서야 기억이 났다.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

늘 그 속에서 

뛰어 놀았던

활짝 열린 맑고 밝은 

청천 하늘이 닫혔고


시커먼 먹구름이 

머릿속에 밀려들어 

좁아터진 공간이 되었으며


무언가 어둡고 두려운 기운이 

내 몸속에 잠재해


무언가가 무서워서

심장이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렸으며


이걸 어떻게 사라지게 할 수가 없으니

초조하고 불안하기 시작했고


어린이가

밤에 자고 일어나면

아침에 몸이 찌뿌둥하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머리에 시커먼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니


무슨 소리를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무얼 보더라도

무얼 보았는지 모르기 시작했다.


멍청해지고 어리석어진 것이다.


얼마나 멍청하고 

어리석어지고 

어두워졌는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그 남자아이의 

이름도 얼굴도 

까먹어 버렸다.


잊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통째로 

내 허물을 어둠에 묻어버리고 

밝음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내가 나를 어리석게 만들고

내가 나를 아프게 만든 삶을 

내가 선택하였다.


내가 

내 양심을 스스로 저버리고 

다른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든 댓가를 

내가 치루는 것이다.


내가 넘어졌다

내가 거짓말을 했다

내가 잘못한 것을 

거짓말을 해서 미안하다고,


잘못된 걸 바로잡는

사과 한마디면


모든 억울함과 모든 분함과 모든 원통함이 

모든 어리석음과 모든 미움이

사라졌을 텐데


청천하늘이 다시 열렸을 텐데


미안하다 말하지 못한 똥고집이

이번 생에 남은 

시간의 운명과 바꾸어 버렸다.


그렇게

그 정도의 어둠에서 

생활하니


그 정도 수준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나오고


그정도의 

운명으로 살고


무얼해도

늘 무언가

만족스럽지 않고

찌뿌둥하고 

불편하고

괴롭고


거기에서

오는

고통과 괴로움이 따르고


그렇게 하여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나

맑고 밝음을 회복하려고 

이렇게 공부를 하게 되고


그러한 인연 지어짐인줄 알겠다.


본질에서 인과는 없으나

현상의 인과는 분명하니


심정이 멀쩡하고

눈이 멀쩡하고

귀가 멀쩡한

아이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입을  막아 

억울하고 분통터지게 만든 대가로 


나의 

아들래미가 

멀쩡한 상태에

눈은 보이고 

귀는 들리는데

머리가 막히고 

입이 막혀

가슴이 답답하고 억울하고 분한 심정의

자폐아가 되었다.


한동안

아들이 마음에 걸려

내가 무얼 잘못했길래

아들이 저럴까

생각해본 적도 있었는데


암만 찾아도

보이지 않아


내 죄가 아닌 줄로 넘어갔는데,


결국 내 죄였으므로....


한국사회가 

자기의 에고를 만족시키기 위해


거짓말하고

남을 기만하고

대강 입 다물고 살고 

모른척 하고 살고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치를 떨고 

혐오하며 살았는데,


그러한 주범이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네.


5천만의 어리석음과 기만성이

나 하나

나 때문임이 뼈져리게 느껴진다.


그 아이는 얼마나 답답하고 억울하고 분했을까.


나의 거짓말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엉망진창

분열하여 다투고 싸우고 

상처받고 괴로웠는지,


아이의 엄마

아이의 형

나의 아빠

내 동생을 비롯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그 아이를 비롯하여


억울하고 원통한 

심정을 가진 모든 분들에게

용서를 빕니다.


어둠과 거짓을 자행하는

에고의 그림자,

무명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내가 만들고

내가 저질러 만든 

아픔을 받아들이며


속죄의 삶을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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